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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적 거리두기 << 모멸감 - 김찬호 >>

모멸감 by 김찬호 지음, 유주환 작곡 낮은 자존감 및 행복감은 자기에 대한 사랑의 부족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그것은 사회적 신뢰가 많이 무너져 있고 타인과의 인간관계가 심하게 어그러져 있음을 나타낸다. 자신의 존재 가치를 타인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욕구는 엄청난데 서로를 인정해주는 너그러움은 부족하다. 웬만큼 잘나지 않으면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여기에 저성장으로 인해 생존의 기반마저 흔들리면서 '남부럽지 않은 삶'은 더욱 실현이 어려워 보인다. 거기에서 비롯되는 결핍과 공허를 채우려고 갖은 애를 쓰는데, 한국인들이 많이 취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타인에 대한 모멸이다. 누군가를 모욕하고 경멸하면서 나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것이다. 내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한국인들의 ..

가장 강렬한 삶의 형태 <<관조하는 삶 - 한병철>>

관조하는 삶 (Vita Contemplativa) >와 >를 싸목싸목 모임에서 함께 읽고 저자의 다른 책들에도 관심이 있던 차 남편이 도서관에 신규 도서 신청을 해 받은 따끈따끈한 새 책을 내가 먼저 읽게 됐다. ㅎㅎ >도 같이 받았으니 다 읽은 후 연결해 읽으리. 한병철의 책들은 볼륨이 얇다. 얇은 책 = 밀도 높은 책이라는 경험들이 있어 심호흡 좀 하고 시작했으나 생각보다 잘 읽힌다. 소로우와 박혜윤 작가의 책들을 읽는 동안에 느꼈던 바가 고스란히 다시 느껴진다. >에서 비판되었던 한나 아렌트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읽었던 터라 이 책에서는 하이데거의 행위하는 삶에 대한 평이 흥미롭게 읽혔다. 초기에 하이데거는 인간이 무위할 때 생기는 심심함이나 불안감이 행위를 촉구하므로 인간은 본래 행위가 본질..

다시, 어떻게 살 것인가 <<이기적 유전자 -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고전의 반열에 오른 과학책칼 세이건의 >를 읽으면서 어쩌면 과학자가 이렇게나 아름다운 문체로 글을 쓸 수 있는지 그리고 과학적인 사실을 그토록 감동스럽게 설명해줄 수 있는지 감탄하면 읽었던 반면 리처드 도킨스의 흥미롭기 짝이 없던 >을 끝까지 읽지 못했던 이유는 뭐랄까 맞는 말을 하는 건 알겠는데 이상하게 듣는(읽는) 사람 기분 긁는 묘한 말투 때문이었던 듯. 하지만 책을 마치고 난 후 만난 마지막 문단은 >, 이 책 끝까지 읽기 참 잘했다 느끼게 해줬다. 우연이라기에는 실제적으로 너무 중요하지만, 필연이라 하기에는 이론적으로 불충분한 사실을 하나 추가해 두자. 그것은 이들 인과의 화살이 뭉쳐지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자기 복제자는 더 이상 바닷속에 제멋대로 흩어져 있지 않다. 이들은 거대..

타인을 소모하는 선택도 자유라 부를 수 있을까 <<달과 6펜스 -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프랑스 화가 폴 고갱이 모티브가 된 소설표지의 그림은 누가 봐도 타히티를 배경으로 그린 고갱의 그림체를 떠오르게 한다. 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나 같은 사람도 고갱의 그림은 알아볼 만치 그의 그림은 스타일이 명확하다. 혹시 그가 모티브가 된 소설일까? 역시나 소설 속의 등장인물 찰스 스트릭랜드는 고갱을 차용했구나 단박에 알아차릴 만치 비슷하다. 증권 브로커로 풍요로운 중산층의 결혼생활을 하던 중 공황으로 실직 후 경제적으로 궁핍해지자 아내와 자식이 떠나고(소설에서는 본인이 떠난다), 전업 화가가 되어 파리의 화가들 무리와 보헤미안 생활을, 생계를 위해 파나마 운하에서 인부로도 일했던 그. 마침내 원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섬 타히티로 가서 13세의 소녀와 동거하며 그림을 그린다. 심..

생각을 바꾸는 불편하고 위험한 그림들 << 뜻밖의 미술관 - 김선지 >>

뜻밖의 미술관 작가를 소개합니다‘작가라는 황홀한 명칭으로 불리기까지 참으로 먼 길을 돌아 글쟁이가 되었다'는 작가 김선지는 미술사에 관심을 가지고 자료를 모으며 글을 써오던 중 한국천문연구원 웹진에 게재한 짧은 글 가 계기가 되어 천문학자 남편 김현구 박사와 함께 >을 출간했다. 별과 우주를 사랑한 화가들의 삶과 그림을 살펴보고 그 속에 담긴 천문학적 요소를 찾아 흥미롭게 엮어낸 책이다. ‘미술사에서 사라진 여성 미술가들’로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이 연재를 묶고 보완해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를 출간했다. 2020년부터 한국일보에 우리가 미처 몰랐던 예술가들의 숨은 이야기를 소개하는 ‘김선지의 뜻밖의 미술사’를 연재하며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생각을 바꾸는 ..

상황을 정의하는 언어가 있다는 것 <<가난한 사람들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가난한 사람들 이 책은 이렇게 만나게 됐죠2026년도에 함께 읽을 책들을 선정할 때, 지금까지의 독서 모임 중 반응이 좋았던 책들을 추려 ChatGPT에게 맥락을 참고한 책 추천을 받아 읽게 된 책들 중 한 권. 제3국어로 쓰인 책의 번역본은 읽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예상과 달리 마카르와 바렌카의 편지로 이루어진 이 단편 소설은 쉽게 읽혔다. >을 지난 새해 첫 모임에서 함께 나눈 존 버거의 >에 이어, 책에서 언급됐던 니콜라이 고골의 >까지 함께 읽으니 다른 맥락이 잡히는 듯하다. 마카르라는 캐릭터1846년에 출간됐다는 이 책이 왜 도스토옙스키를 단번에 대가의 반열에 오르게 했는지 생각해 봤다. 지금이야 선악이라는 흑백 구조에서 벗어나, 그 누구도 다 나쁠 수 없고 다 선하지 않은 다중적인 캐릭..

나는 '어떻게' 보고 있는가?<< 다른 방식으로 보기 - 존 버거 >>

Ways of Seeing (다른 방식으로 보기) by John Berger 유화 전시에 갔었죠네덜란드 황금기에 그려졌던 그림들이라는 테마의 유화 전시를 구경갔던 적이 있다. 약탈적 식민지 지배와 주식회사 경영을 통해 네덜란드 어디에나 흥청망청 돈이 넘쳐나던 그 시절. 명문가문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조차 자신과 가족의 초상화를 그려 남겼다던 그 시절의 작품들을 보면서 묘하게 긁히던 기분이 이 그림에서 정점이었던 기억이 난다. 이국적인 중국 포슬란 식기와 와인잔, 한눈에 봐도 값비싼 식재료들이 무심한듯 널부러져 보이게 놓였으나 너무나 빤히 읽히는 계산된 구도. 빵 터졌던 부분은 오른쪽 하단 가재 옆에 놓여진 반지였다. ‘엄훠나~ 내가 반지를 빼서 여기다 뒀었나아?”하는 듯 다른 재료들과 아무런 맥락 ..

나는 아마추어로 살아간다 <<도시인의 월든 - 박혜윤>>

도시인의 월든(The Walden within) - 부족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태도에 대하여 이 책은 이렇게 만나게 됐죠동작가의 전작 >를 너무나 공감하며 읽었던 터라 >을 도서관에 도서 신청해 대출했다. 큰 기대를 가지고. >를 떠올리면 제일 먼저 ‘생존에 필요한 최적의 쾌적함과 행복의 균형점을 찾는 삶’이라는 주제와 ‘그 누구도 잘 살 수 없다’는 이상하게 큰 위로가 되었던 문장이 떠오른다. >" data-og-description="숲속의 자본주의자 책에는 서평이 있어요>을 읽고 책에는 작가의 ‘서평’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 깨닫게 되어 서평을 좀 더 꼼꼼히 읽었다.신기하게도 이런 생활을 계속할수" data-og-host="thebrownbottle.tistory.com" data..

우린 언젠가 만난다는 희망 << 그리스인 조르바 -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Zorba, the Greek) 이 책은 이렇게 만나게 됐죠고전이 고팠던 내가 독서모임에 추천하고 읽게 된 책. 니체 관련 책들을 읽을 때 너무나 자주 인용된 책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인생 책이라고 추천했으며, 중고등학교 때의 필독 독서 목록에 있던 책이라 제목만은 매우 익숙했던 책들 중 하나다. 드디어 >를 읽게 되는구나! 그리스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이 책은 1946년 초판 되었고, 1980년 이윤기에 의해 한국에 번역서가 소개되었다. 노벨상 문학상 후보로 거듭 추천되었으나 주류 문화권 언어의 작가가 아니라는 디스어드밴티지로 수상은 하지 못했다는 평이 있다.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어요이 책을 여름방학 필독 독서 숙제로 중고등학교 때에 읽었다면 어땠을까? 상상도 전에 피식 웃음..

지금, 이 질문을 살아가는 중입니다 <<자유론 -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이 책은 이렇게 만나게 됐죠오래 전부터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있는 책들 중 하나였는데, 싸목싸목 모임에서 함께 읽기로 추천돼 마침내! 각잡고 읽게 된 책. 처음 읽을 때는 콩콩팥팥 마냥 너무나 당연스런 주장이라 지루한 감도 있었던 게 사실. 그러다 이 책이 산업화가 본격화되던 빅토리아 시대에 쓰였다는 걸 알고 다시 읽으니, 전혀 다른 책처럼 읽혔다. 특히 마지막 챕터 장은 지금의 대한민국의 정치가 회복되어 가는 과정에서 생각해 볼 점을 지금 곁에서 상기해주고 있다 느껴질 만치 시대를 초월한 조언으로 읽힌다. 먼저, >은 삶의 태도를 말하는 책. 읽는 중 서로 다른 책들의 문장들이 서로를 부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법륜스님의 법문들이, >와 작가가 인용했던 >이, 니체의 외침으로 이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