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일상

감은 사먹는 거 아니고 따먹는 것 :P

소라언냐 2024. 11. 3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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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감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대풍년임이 확실하다.

 

산길에, 마을 밭 중간중간에, 버스 정류장에, 집집마다 담장 안에...

그야말로 나뭇가지가 끊어지진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감이 풍성하게 달려 익고 있었다.

 

하지만 제아무리 흐드러졌다 해도... 

내 감나무가 아니니 그림의 떡 ㅜ.ㅠ

 

뭣모르던 시절 산 감 ㅎㅎㅎ

 

산책을 하다 감농장에서 감을 따고 계시기에

장바구니로 한가득 사와

줄 세워두고 하나씩 익는대로 먹을 야무진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이장님이 크진 않아도 달다며 감을 나눠주신다.

뒷집 아저씨가 자기네 감나무에서 감 좀 따가라신다.

산책 가다 만난 동네 할머님도

산 아래 응달에 있는 감나무 세그루를 가리키며 

다 따가라고 하신다. 

아들네가 따가곤 했는데, 올해는 못온다며...

 

이런 것을 개이득이라 하는가. 하하

당장 감나무 따는 낚시대 비슷한 장비를 주문해 채비를 하고 

감을 따러 갔다.

 

아~ 힘든데 힘들지 않다.

수확의 기쁨이란.

 

1차 수확

 

나무 세그루만 대략 털어도 세 자루.

이미 사둔 감들까지 있으니

그냥 까치밥 풍성하게 남겨두기로.

 

 

식품 건조기를 사 감말랭이를 만든다.

어허~ 감때문에 미니멀 라이프 갖다 버릴 듯.

 

감말랭이 덕분에 가을 샐러드로 변신 : )

 

완제품 감말랭이는 주전부리로, 와인 안주로, 

샐러드에 토핑해 먹어도 그만이다.

 

남은 감말랭이는 서울 올라갈 때 선물로 가지고 가야겠다.

청정 곡성의, 그야말로 로컬 푸드라고. 하하

 

 

귀한 가르침을 얻었다.

시골에선

감은 따는 거지 사는 거 아니란 점. 

내 감나무 하나 없어도 감은 차고 넘친다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