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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감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대풍년임이 확실하다.
산길에, 마을 밭 중간중간에, 버스 정류장에, 집집마다 담장 안에...
그야말로 나뭇가지가 끊어지진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감이 풍성하게 달려 익고 있었다.
하지만 제아무리 흐드러졌다 해도...
내 감나무가 아니니 그림의 떡 ㅜ.ㅠ
산책을 하다 감농장에서 감을 따고 계시기에
장바구니로 한가득 사와
줄 세워두고 하나씩 익는대로 먹을 야무진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이장님이 크진 않아도 달다며 감을 나눠주신다.
뒷집 아저씨가 자기네 감나무에서 감 좀 따가라신다.
산책 가다 만난 동네 할머님도
산 아래 응달에 있는 감나무 세그루를 가리키며
다 따가라고 하신다.
아들네가 따가곤 했는데, 올해는 못온다며...
이런 것을 개이득이라 하는가. 하하
당장 감나무 따는 낚시대 비슷한 장비를 주문해 채비를 하고
감을 따러 갔다.
아~ 힘든데 힘들지 않다.
수확의 기쁨이란.
나무 세그루만 대략 털어도 세 자루.
이미 사둔 감들까지 있으니
그냥 까치밥 풍성하게 남겨두기로.
식품 건조기를 사 감말랭이를 만든다.
어허~ 감때문에 미니멀 라이프 갖다 버릴 듯.
완제품 감말랭이는 주전부리로, 와인 안주로,
샐러드에 토핑해 먹어도 그만이다.
남은 감말랭이는 서울 올라갈 때 선물로 가지고 가야겠다.
청정 곡성의, 그야말로 로컬 푸드라고. 하하
귀한 가르침을 얻었다.
시골에선
감은 따는 거지 사는 거 아니란 점.
내 감나무 하나 없어도 감은 차고 넘친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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