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일상

옥수수 수확기

소라언냐 2024. 8. 2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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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뿌리기

지인이 주었던 옥수수 씨앗

지난 5월 말 이사 후 부랴부랴 옥수수부터 심었다.

 

마른 옥수수 알갱이들을 밤새 불렸다가 

세알씩 한 구덩이에 넣고,

30센티 간격으로 21개나. 

 

솎아내기

세개씩 심어두고 자리를 잡으면

그 중 제일 잘 자란 애만 남기고 

솎아내서 각 구덩이마다 1주씩을 남겨 키운다.

 

한 번 해보니 이게 나름 농사의 기본 같다.

항상 넉넉하게 씨앗을 뿌리고

중간 중간 더디게 자라는 애들을 솎아내는 것.

그래서 영양분을 잘 자라는 한 곳으로 몰아주는 것.

 

가지가 2그루인데 처분이 곤란할 정도로 많이 달려서 

엄마에게 내년에는 한 개만 심겠다 했더니 

그러다 죽으면 안되니 2개씩은 심는 거라 하신다.

음... 그렇군.

 

일렬 종대로 잘 자라고 있는 옥수수들

 

 

텃밭이 휑했는데 저렇게 푸릇푸릇한 생명체가 자라니 뭔가 뿌듯하고 마음이 좋다.

이런 마음을 전라도 말로 '오지다'라고 하는 걸까. ㅎㅎ

 

옥수수 수술 꽃가루

 

옥수수 수술

어느 정도 자라자 윗부분에 개꼬리라고도 부르는 것이 생겼다.

찾아보니 이게 옥수수 수술, 즉 꽃가루라고.

 

옥수수 암술인 수염

 

옥수수 암술과 수정

옥수수 꽃가루가 바람에 떨어지면

줄기에 잎사귀가 시작되는 오목한 공간으로 쏙 떨어지게 돼어 수정이 된다.

신기한 자연 나라 ㅎㅎㅎ

 

블론디 헤어 같은 옥수수 수염

 

옥수수 언제 딸까요?

옥수수 수확기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씨앗을 심을 날로부터 90-100일 정도를 세어 계산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나 

 

날씨 등의 변수가 많으므로 

알이 다 찼는지 몸통을 눌러보거나

사진처럼 윗부분의 껍질을 까서 확인해보는 방법이 있다.

 

엄마에게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니

곧바로 '이틀 후에 따'라는 지령이 온다.

경력에서 오는 이런 단호함이라니. 

 

맛은 오져요 :D

 

맛나요~ : )

밭에서 곧바로 딴 옥수수는 추가로 간을 하지 않아도 달다고들 하지만

엄마는 그래도 간은 맞아야 맛있다며

그냥 먹으면 찰옥수수가 아니라 찰밥 같다고 ㅋㅋㅋㅋ

 

뉴슈가 1스푼 + 소금 간 해서 쪘더니

비쥬얼은 저래도 완전 쫀득쫀득 찰지다.

 

내가 키운 거니

알갱이가 다 차지 않아 구멍이 숭숭한 옥수수도

먹기 편해 더 좋다고 퉁치면서.

 

 

새끼 손톱만했던 작은 씨앗에서

저렇게 큰 줄기가 자라고

이런 결과물까지 얻으니 

참 신기하다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다.

 

 

가을 식물 심기 준비

이제 옥수수를 뽑은 자리에

미리 퇴비도 넣고 비료도 주어 

다음 식물 심을 준비를 해야겠다.

 

다*소에서 사둔 씨앗 봉투들... 

볼 때마다 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