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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 사먹는 거 아니고 따먹는 것 :P

올해는 감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대풍년임이 확실하다. 산길에, 마을 밭 중간중간에, 버스 정류장에, 집집마다 담장 안에...그야말로 나뭇가지가 끊어지진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감이 풍성하게 달려 익고 있었다. 하지만 제아무리 흐드러졌다 해도... 내 감나무가 아니니 그림의 떡 ㅜ.ㅠ  산책을 하다 감농장에서 감을 따고 계시기에 장바구니로 한가득 사와 줄 세워두고 하나씩 익는대로 먹을 야무진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이장님이 크진 않아도 달다며 감을 나눠주신다.뒷집 아저씨가 자기네 감나무에서 감 좀 따가라신다.산책 가다 만난 동네 할머님도 산 아래 응달에 있는 감나무 세그루를 가리키며 다 따가라고 하신다. 아들네가 따가곤 했는데, 올해는 못온다며... 이런 것을 개이득이라 하는가. 하하당장 ..

조화로운 일상 2024.11.30

4.3에 침묵하지 않겠다 <<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

작별하지 않는다   이 책은 이렇게 만나게 됐죠한강 작가의 책은 몇년 전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받았던 >로 처음 만나게 됐다. 뭣도 모를 때 읽었던 책이라 다 읽고 나서도 눈만 껌벅껌벅했던 기억이 나는데, 이런 책들일수록 외려 문득문득 책 내용이 떠오르면서 작가는 혹시 이런 얘기를 했던 게 아니었을까 하고 곱씹게하는 즐거움이 있다. 도서관 서가를 서성이다가 동작가의 >이라는 작고 얇은 책을 그 자리에서 다 읽었던 적이 있다. 이 책도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 최종 후보에도 올랐던 책이었다고. 시집을 읽고 있는가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작가 특유의 문체는 ‘흰 것’이라는 것에 대해 밀도있고 촘촘하게 썼다. 다 읽고서는 >를 읽은 후의 그 묘했던 감정과 겹쳐 ‘이 작가는 무언가에 끈질기게 매달려 그 끝을 보는..

제 길을 묵묵히 간 사람 << 스토너 - 존 윌리엄스 >>

Stoner    이 책은 이렇게 만나게 됐죠왜 남이 읽고 있는 책은 더 재밌어 보이는가. 남편이 빌려와 옆에서 읽고 있는 책은 항상 궁금하다. 더욱이 소설이라니 더 그랬는데, 읽는 속도도 눈에 띄게 빨라보이니 저 책 뭔지 몰라도 나도 읽어야지 하던 중 고맙게도 싸목싸목 독서 모임에서 함께 읽게 된 책. >라는 제목이 내겐 무척 생소했는데, 알고보니 이동진님의 리뷰를 보고 빌려왔다고 한다. 리뷰어들이 추천하는 책들에 대한 양가 감정(?)이 있는 나로서는 호감도 비호감도 아닌 첫인상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내용을 볼까요빈농의 집안에서 독자로 자라 땅만 보고 사는 부모를 닮아 자라던 주인공 윌리암 스토너. 대학에서 선진 농업기술을 가르친다는 군청 직원의 홍보를 받아들인 아버지의 권유로 컬럼비아에 신설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