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 제너레이션
작가 이시한님을 소개합니다
네이버의 프로필을 확인하면 프로 지식 탐험가라고 소개되어 있다. 연세대학교에서 국문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경희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기술, 인문, 경제에 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메타버스의 시대』, 『NFT의 시대』, 『지식편의점』 시리즈, 『이시한의 열두달 북클럽』 등 80여 권을 집필했다.
TV와 라디오 등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으며, 한국 멘사 회원이면서, 서울디지털재단자문위원, 교보문고 북모닝 CEO의 도서선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SK의 mySUNI에서 과학·기술 관련 책을 전문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더마르스〉의 세계관 작가를 맡기도 했다. 유튜브 채널 〈시한책방〉의 책방지기로서 재미와 깊이를 놓치지 않는 탁월한 전달력과 핵심을 꿰뚫는 분석력으로 독자들이 믿고 찾는 기술, 인문, 경제 지식 큐레이터라고 한다.
책 내용을 얘기해 볼까요
Chat GPT. 풍문으로 들었다. 글을 그렇게 잘 쓴다고...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본 사람은 없다 할 정도로 언어 기반 생성형 인공지능 Chat GPT의 입소문은 들을 수록 궁금을 넘어 두렵기까지 했다. 잘 모르면 원래 더 두려운 법. 원래 이런 종류의 지식을 쌓는 류의 책에 흥미가 없는 편이나 관련 책이라도 한 권 읽으면 막연한 두려움이 좀 해소되려나 하는, 전형적인 FOMO 증후군에 시달리며 고른 책.
2016년 이세돌 프로 바둑기사와의 대국을 이겨 지켜보든 모든 이들의 마음을 서늘하게 했던 구글 Deep Mind AI 알파고. 대국 이후 느낌을 물었을 때 이 프로는 ‘섬뜩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제 바둑 따위는 게임이 되지 않는 수준으로 학습이 되어 바둑은 애저녁에 은퇴했다는 알파고. 당시 지켜봤던 우리도 물론 섬뜩했지만 이후 우리 같은 일반 대중이 알파고의 학습 수준이 의미하는 바를 피부로 느낄 일이 별로 없었고 '그래도 창의적이고 휴먼 터치가 필요한 부분에서는 아직 많이 딸린다'는 세간의 평을 위로 삼아 잊고 지냈다. 사실 그 당시에 AI가 생산해 낸 결과물이 좀 많이 어색했기도 했고.
언어 기반의 생성형 인공지능의 출현
이제 언어 기반의 AI, Chat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가 등장했다. 질문만 간단히 입력해도 보통 괜찮은 문서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재질문, 재질문을 통해 얻은 결과물은 대통령의 신년사와 국회의 연설문을 작성하고, 미국 변호사 시험을 통과한 정도. 알파고 때에는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을 줬다면 Chat GPT는 인공지능이 인간 자체를 대신할 수도 있겠다는 더 큰 불안감을 준다.
여러가지 질문을 통해 대화하고 있는 상대가 인간인지 AI인지 구분이 가능하지 않으면 통과라는 튜링 테스트를 Chat GPT가 통과했다는 소식도 있다.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기계는 인식론적으로는 인간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다는데... 대화가 되고, 교감을 나누고, 유머도 던질 줄 아는 AI. 인공지능인 줄 알면서도 AI 그녀와 사랑에 빠진 남자를 그린 영화 <<HER>>가 생각난다. 나중엔 정말 상대가 인간인지 AI인지는 중요하지 않은 세상이 오는 걸까.
블로그의 글을 올리기 전에 부산대학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사용하곤 하는데, 이번 주 공지 사항이 떴다. 최근 특정 IP들에서 비정상적인 이용 패턴이 감지되었는데, 거대 언어 모델의 학습을 위한 목적으로 의심된다고. 부산대학교에서 무료로 지원하는 서비스인데 클라우드 사용비가 감당 못할 정도로 비용이 청구 되었다며 의심이 가는 IP는 처리하겠다는 안내문이었다. 뭔가 더 가까이에서 일은 벌어지고 있는 느낌.
무시할래야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연습삼아 질문 좀 해보니 보통이 아니구나 하는 두려움은 이제 나는 뭘 해야 하나 하는 막막함으로 이어졌다. 아 놔... 블로그 글 좀 써볼라 시작했더니... 이런 황망함을 우리 모두 혼자만 느끼는 불안감이 아니라는게 위로라면 위로라고 전합니다... 작가, 변호사, 애널리스트, IT 개발자, 법조인 등등 지식 기반의 일자리들이 모두 위협 받고 있다. 이제 AI가 할 수 없는 직종을 찾는 것보다 내 일자리에서 AI 보다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할 상황.
작가는 AI 발전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바뀌는 라이프 스타일들을 조망하며 여러 시나리오를 보여주려 애쓰지만 그 역시 미지의 세계를 다만 반 발자국 앞서 간 이일 뿐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가 AI 시대에 바뀐 경쟁판에서 살게 된 우리에게 요구되는 능력들을 아래와 같이 이니셜을 따서 PROMPT라고 정리해 두었지만 곰곰 들여다보면 이는 지금도 역시나 중요한 능력들이어서 와닿는 바가 별로 없다.
Planning & Prospect | 방향과 프로세스를 설정하는 기획력 |
Reconstruction | 재구성과 편집을 통해 의미를 만드는 구성력 |
Organize | 의미와 정보를 잇고 통합하는 연결력 |
Make a question | 원하는 답을 얻어내는 질문력 |
Persuasion | 사람을 이끄는 힘, 설득력과 리더쉽 |
Together & Touch |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공감력과 휴먼 터치 |
다시 인문학 그리고 질문하기
와카스 아메드가 <<Polymath>>에서 주장한 다재다능한 인간이 되기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새삼스런 자극을 받는다. GPT 세대의 인재상은 다양한 분야에 걸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아 연결하고 구성할 줄 아는, 소위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획력을 가진 사람,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는 핵심적인 질문을 날릴 수 있는 사람이라며 저자는 인문학적 소양이 있는 IT 개발자,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경영인 등을 예로 든다.
최재천 박사님 역시 챗GPT는 언어 기반으로 개발된 전형적인 문과 스타일이라며 (아! 얘도 문송이었군요) 인문학적인 통찰력을 가지고 유의미한 질문을 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했다. 인문학 - 인간과 세계에 관한 학문. 돌고 돌아 다시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답을 줄 수 있다고.
키워드를 넣어 관련 결과들이 나타나면 결과들을 확인한 후 나만의 인사이트와 지식을 더해 결과물을 만들어 내던 검색의 시대가 지고 있다. 대신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사람들은 전혀 볼 수 없는 나만의 질문 결과를 나만이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고. 검색을 통한 광고는 줄겠지만 AI를 이용한 더욱 손쉬운 광고와 댓글들의 선동이 판을 칠 것도 훤한 암울한 앞날도 그려진다.
생성형 AI, 양자 컴퓨터 등장... 이 미친 속도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당최 있기나 한 걸까. <<사피엔스>>에서 유발 하라리는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스러워하며 무책임한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라고 우리 사피엔스의 종특을 일갈했던 것을 기억하면 더욱 그렇다.
지적인 대화를 위한 얕고 넓은 지식을 파두는 것이 여러모로 유익하겠다. 즐겁고 매력적인 대화를 위해서도, 나와 세계에 대한 보다 폭 넓은 이해를 넓히기 위해서도, 그리고 이제는 Chat GPT를 보다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도!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핵심적인 질문을 던질 때 Chat GPT로부터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테다. 깊고 빠르게 파는 건 GPT가 더 잘 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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