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PW 화장품 공부

솝베리로 빨래를 하신다고요?

소라언냐 2023. 9. 2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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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서 열리는 비누 - 솝베리

 

솝베리 = 솝너트 = 무환자 나무 열매

 

 

세탁 세제 대신 솝베리를 구입하셨다면...

분명히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은 분임이 틀림 없어요 :D

또는 피부가 저처럼 굉장히 민감한 분이실 수 있고요.

 

제가 약 15여년 전에 솝베리에 입문하게 된 이유는 위의 두 가지 다였는데요,

건조하고 민감한 DSPW 피부 타입을 가진 저는 피부 자극을 줄이려 주로 천연소재로 된 옷들을 구입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면이나 마 같은 천연 소재의 옷을 입었는데도 어떤 때는 가렵고 따끔따끔한 느낌이 들어 불편하더라고요.

마치 옷장 속에 오래 두었던 옷을 세탁하지 않고 곧바로 입었을 때처럼 말이죠.

 

 

합성 세탁 세제가 문제였어요

제 피부에 대해 공부하면서 민감하고 건조한 피부는 천연 소재의 옷을 입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탁 세제도 신경써서 선택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강력한 세정력을 자랑하는 합성 계면활성제로 제작된 세탁 세제는 

- 거품을 헹구는 데에 드는 물 사용량도 문제이지만

- 수질 오염에도 일조한다는 것

- 그리고 깨끗이 헹궈지지 않았을 경우에는 옷 섬유 사이에 끼어 남아있던 합성 계면활성제 가루들이 땀이 날 경우 피부 표면에 다시 흡수가 되어 자극을 일으키거든요.

 

 

솝베리를 만났죠

피부에 자극 없는 세탁세제를 서치를 했더니 자연스럽게 환경에도 이로운 천연 세제들이 검색이 되더군요.

합성 계면활성제 성분들 중 안전한 성분들로 제작되었다는 시판 세제들 부터, EM 발효액, 각종 소다류들까지...

 

제 눈길을 확 잡아 끌었던 건 솝베리(soapberry)였어요.

'나무에서 열리는 비누'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솝베리는 솝너트(soap nut)라고도 불리는데, 한국에서는 집에 심으면 우환이 없다는 뜻에서 무환자 나무 열매로 불려요.

 

 

솝베리로 빨래를 한다고요?

당시 저는 호주에 거주중이어서 인도 친구들을 통해 솝베리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었어요.

'eco-friendly'가 대세였기 때문에 솝베리를 온라인 판매하는 곳도, 솝베리 사용법을 알려주는 블로거들도 쉽게 접할 수 있었죠. 

 

블로거들은 대부분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 솝베리를 사용한다고 했어요.

솝베리가 배송되었을 때에도 세탁시 사용 방법과 함께 조그만 린넨 주머니가 동봉되어 오기도 했고요.

 

솝베리를 물에 담그고 휘저었더니... 오~ 거품이 제법 납니다. 

인삼에도 풍부하게 들어있는 사포닌 성분이 풍부해 천연 계면활성제 역할을 해준다고 하네요.

약산성이라 별도의 섬유유연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니 꿈의 세제 아닌가요?

 

 

제가 솝베리로 세탁해보겠습니다

말린 열매 5-6개 정도를 린넨 주머니에 넣고 세탁물과 함께 세탁기에 넣고 찬물로 세탁하면 된다는 안내대로 흰 옷들을 세탁을 해보았어요.

 

세탁 효과는... 사실 실망스러웠어요.

옷들은 사실 더러워서 빨았다기 보다는 땀이 났을까봐 간단한 세탁을 하는 거라 뭐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주방 타월처럼 좀 얼룩이 있던 천들은 얼룩이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 -.-

 

더 곤란했던 점은 말랐던 솝베리가 균일하게 우러져 나오지 않아 탈수시 빨래에 뭉쳐있던 솝베리 진액도 함께 탈수되어 흰 빨래에 뭉쳐있던 바람에 다시 헹궈야 했답니다. 솝베리로 빨래는 비추 비추.

 

 

솝베리 세탁에 대한 리뷰들을 다시 찾아봤어요

다시 찾아 읽어 본 리뷰들은 다양했어요.

타올을 솝베리로 세탁했더니 일반 세제로 세탁했을 때보다 타올 두께가 더 풍성해졌다는 리뷰, 섬유유연제를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스타킹에 정전기가 생기지 않더라는 리뷰, 깨끗이 세탁된 빨래 냄새가 난다는 리뷰...

 

반대 리뷰는 솝베리 찌꺼기가 빨래에 남아 있었다는 리뷰, 빨래가 된 건지 안된 건지 모르겠다는 리뷰, 등등 제 경우와 비슷한 경험담들이었죠.

 

대안으로는 솝베리를 뜨러운 물에 우려 거른 물을 세탁물 위에 부어 세탁한다는 아이디어가 있었어요. 하지만 이 역시도 흰 빨래에는 흡족한 결과를 얻을 수 없더라구요.

 

 

솝베리 우린 물의 pH = 5.6으로 인체 피부의 그것과 똑같아요

 

솝베리를 우리기만 해도 약산성 세정제

물 약 500ml에 말린 솝베리 5-6개를 우리면 인체의 피부 pH와 똑같은 약산성 5.5-5.6이 나옵니다.

 

피부를 건강하게 관리하기 위해서 pH 발란싱은 매우 중요한데요,

pH가 너무 낮거나 높은 세정제를 주기적으로 사용하면 씻을 때마다 높거나 낮은 pH에 반복해서 노출이 되기 때문에 피부의 pH 회복이 되지 않아 피부 보호 장벽이 점점 느슨해지게 되고, 그 결과 피부가 민감하고 건조해지기 때문이예요.

 

타고난 피부가 유분감이 있고 저항성이 있는 피부라면 비누 등의 알칼리 세정제를 추천하겠지만 원체 민감하고 건조한 피부라면 약산성으로 맞춰진 세정제를 선택하시는 것이 바람직하답니다.

 

 

솝베리는 몸을 씻는 세정제로 쓰는 게 정답이었어요

아유르베다의 지혜는 이 '나무에서 열리는 비누' 솝베리를 몸과 두발 세정제로 사용하라고 알려주고 있어요.

 

두피와 모발을 건강하게 가꾸기 위해 노푸하시는 분이라면 솝베리 우린 물로 머리를 감는 것에 아무 문제가 없을 거예요. 거품만 나지 않을 뿐 두피와 모발 세정부터 정전기 예방까지 솝베리 우린 물 하나로 해결이 되니까요.

 

또한 솝베리에는 천연 항균력이 있어 예민하고 건조한 두피나 피부 트러블을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약산성이라 피부 보호 장벽을 무너뜨리지 않으니 두피와 피부를 건강하게 가꿀 수 있죠.

 

거품이 나지 않으니 헹굼에 드는 물의 양이나 시간도 줄어 솝베리 우린 물을 아기 샤워시 사용하면 거품을 씻어내는 시간도 짧고 피부의 보습력도 잃지 않아 좋아요. 세정제의 안전성 여부를 따져가며 사용해야 하는 수고로움도 없고요.

 

 

물에 닿기만해도 솝베리 갈색 진액이 우러나와요

 

솝베리 만만하게 써보자구요

저도 공장에서 생산된 세정제만 사용하다가 처음 말린 솝베리 열매를 배송 받았을 때 당황스럽기는 했어요. 사용 방법도 잘 몰랐고 원체 생소했으니까요.

 

자연의 생산물에는 사용량이란 게 정해져 있지 않았어요.

제 필요에 따라 진하게 우리기도 했고, 몇번 반복해 사용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희석이 되기도 했구요.

 

진하게 우려 사용할 경우에는 거품은 나지 않아도 세정력이 그만큼 강해지므로 손이나 몸이 건조해지기는 했어요.

반복해 사용해봐야 제게 맞는 적당 사용량과 사용법 등 감을 잡을 수 있는 거였더라구요.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면 솝베리 몇 알을 유리컵에 진하게 우려 희석해 사용합니다.

바닥을 닦는 걸레도 솝베리 우린 물에 적셔 꼭 짜서 닦거나 기름기가 적은 간단한 설거지 등에 사용하면 천연 세정력과 함께 솝베리의 항균력도 기대할 수 있어 참 좋더라구요. 

 

 

아... 피부 자극 없는 세탁 세제를 찾는 얘기로 시작해 솝베리 바디 세정제로 정리가 되었네요 : )

 

참고로, 솝베리 세탁세제에 실패 후 제가 정착한 세탁 세제는 워싱 소다 + 구연산 조합이거든요.

다음 블로그에서 위의 조합으로 세탁하는 꿀팁을 나눠 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