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일상

다시마 육수 내기

소라언냐 2023. 11. 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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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그랬다.

한국의 사계절은 이제 봄/여름/갈/겨울이라고.

그만큼 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이 길고, 봄과 가을은 짧다고 ㅜ.ㅠ

 

서울, 경기쪽에 살다 이제 전남 여수 바닷가 근처로 오니 상대적으로 봄, 가을이 길게 느껴진다.

봄은 좀 더 빨리 따듯해지고 천천히 더워졌고, 가을도 천천히 오는가 싶지만 천천히 추워지는 듯 싶다.

여튼 남도의 날씨 참 맘에 든다 : )

 

 

매해 가을에 열리는 목포 야행 강추합니다!

 

 

지난 10월 중순쯤 미식의 도시 목포에서 열렸던 '목포 야행'에 놀러 갔는데, 야행 프로그램 중 건어물 상가들이 밀집되어 있는 길거리 한복판에 테이블을 길게 늘여놓고, 만원으로 띠지를 사서 보여주면 생맥주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있었다. 낭만 낭만~

 

원래 도매상들이나 가끔 지나다니던, 구도심의 완전히 죽은 상권이었는데 2019년도부터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목포 토요일은 밤이 좋아(토야호)'라는 노상 주점 맥주 축제를 시작하면서 이제는 주말엔 6,000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다녀가는 명소가 됐다고. 

 

목포 건어물 거리 무제한 맥주 photo by 볼테르@브런치 스토리

 

 

이제는 귀해진, 이런 인파들 사이에서 파전 + 맥주를 시키고 순전히 분위기에 취해 놀고 있는데 난데 없는 소나기 -.-

건어물 가게 주인 아저씨가 의자를 권하시며 얼른 가게 안으로 들어와서 마시라고 하신다.

목포 사장님 인심에 콧날이 쌔큰.

 

의도치 않게 거리에서 술 마시던 사람들 각자 맞은 편 가게에서 쳐다보며 먹게 된 상황에 눈 둘 곳을 찾으니 가게 안에 진열된 건어물들이 비로소 보였다.

 

여수도 해산물은 지척에 보이지만 은근히 말린 생선이나 해조류가 잘 눈에 띄지 않는데, 가게 안의 물건들은 잘 모르는 내가 봐도 품질이 엄청 좋아보였다.

 

국산 다시마가 저렇게 좋으면 엄청 비쌀거라 예상하며 가격을 물었는데.. 두둥~ 만원이란다. 

목포 여행 기념으로 말린 다시마를 산 나, 칭찬해. 

 

 

다시마 손질 방법

1. 다시마는 두께가 있고, 검은 색을 띄면서 표면에 허옇게 뭍은 게 있는 게 좋다고 합니다. 겉에 뭍은 허연 걸 찍어 먹어 봤을 때 단맛이 난다면 그것은 최상품!

2. 마른 행주로 다시마 표면의 먼지를 닦아 10x10cm로 잘라 보관해 사용합니다.

 

 

다시마 육수 뽑기

다시마 육수에 진심인 일본 작가의 책을 보니 다시마에서 필요한 맛만 '뽑아낸다'고 표현하는군요.

새로 알게 된 사실은 다시마 우릴 때 나오는 진액이 감칠맛을 내는 줄 알았는데, 진액이 많이 나면 육수에 잡맛이 생긴다고 해요.

 

1. 시간이 많다면 찬물에 1리터에 10x10cm 다시마 2장을 5-6시간 담가 우려서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5-6분 후에 꺼내면 진한 다시마 육수 완성. 이대로 육수만 마셔도 위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2. 시간 여유가 없다면 찬물에 30분 정도 담갔다가 5-10분 끓인 후 빼라고 합니다. 

 

 

난 그냥, 울 엄마 레시피

책에는 진하게 뽑는 법, 연하게 뽑는 법 등 구체적인 방법들이 많이 있었지만 제가 바로 차용할 수 있는 방법만 기억해두려고 합니다. 너무 복잡해요 >.<

 

그냥 다른 육수 재료들과 찬물에서부터 끓이다 물이 끓기 전에 다시마만 건져내라는 울 어무니표 레시피가 젤 만만합니다.

역시 손맛은 글로 배우는 것이 아니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