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과 관점을 수익화하는 퍼스널 브랜딩
나도 유튜브를 시작해볼까?
유튜브를 시작해볼까 하는 마음이 생겨 이것 저것 알아보다 이웃 블로거로부터 추천 받은 책.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구글 애드센스 고시라고도 불리는 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글을 쓰는 법 등의 강의를 광고하는 글들이나 유튜브 영상들을 보면 참 불쾌했다. 나름 나의 온라인 공간에 글을 성의 있게 포스팅하고 나면 득달같이 와서 남기는 스팸같은 댓글들. 댓댓글을 남기는 것도 사실... 반갑지만은 않다. 이렇게 글로 남겨도 읽지들 않으시리라 싶다.
특유의 조급증
구글의 알고리즘이나 봇이 좋아하는 글을 쓰라는 강의 내용을 읽어보면 정말 이건 글을 쓰고, 교류하고 싶어 쓰는 것은 전혀 아니라는 판단이 바로 된다. 얼른 애드센스를 통과하고 보겠다는 글. 구글의 SEO에 최적화된 포맷으로 지정된 글자의 폰트를 써서, 타이틀과 내용이 딱딱 맞아떨어지게 쓰라는 조언에 충실하게 작성된, 서평같지 않은 서평들이 도처에 널렸다. 이제 GPT까지 상용화되었으니 손 안대고 영상을 제작하는 방법들까지... 작가는 '컨텐츠의 공장화'라고 했다.
이런 포맷을 알았으니 그런 서평들을 거를 안목을 가지게 되었슴을 감사해야 할까. GPT의 등장으로 저런 알맹이 없는 글들과 광고가 넘쳐날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숨이 막히는 느낌이다.
정공법을 이야기하는 책
시작도 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 일으키는 정보의 홍수를 겪고 있던 차에 손에 들어온 이 책 <<퍼스널 브랜딩>>. 차분한 문체로 정공법을 말한다. 확성기를 들고 소리지르는 글이 아니라 스며드는 글을 써야 한다고. 정보의 자판기가 아니라 사람으로 기억되는 글을 남겨야 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마케터답게 우아한 후킹 글, 즉 끌림이 있는 글을 쓸 것을 제안한다. 내가 구글 에드센스용 서평을 만나자마자 질겁을 하고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듯 목적이 빤히 보이는 글은 정보만 취할 뿐 글쓴이는 전혀 기억이 남지 않는다는 것. 클릭수가 높다는 것이 좋은 글을 썼다는 반증이 전혀 아니란 점이다.
온라인 상에서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 이것이 퍼스널 브랜딩이다. 제로베이스에서 교류가 생겨나기 시작했다면 잘 가고 있는 것이라고 격려해준다. 길을 잃은 느낌이었는데 적잖은 위로가 된다.
다시 돌고 돌아 사람은, 아니 글도 매력이 있어야 한다는 결론이 난다. 오프라인에서 사람을 만나도 다시 만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과 동일하지 않을까. 장소가 온라인이고 비대면일지라도 글에서 매력과 진심을 발견한다면, 작가는 이를 지금은 시간이 없어 읽지 못해도 놓치지 않고 언젠가 읽으리란 생각으로 저장이나 공유를 하는 것이라 했다. 연락처를 지금 받아 놓지 않으면 영영 만날 길이 없을 수 있으니.
매력적인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종종 찾는 익명게시판에 아이엄마라는 분이 방시혁과 박진영이 철학적인 주제로 밤이 새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눈다는 방송을 보다가 자신도 그런 대화를 해보고 싶고 재밌을 것 같다는 마음이 생겼는데, 이게 늦게나마 철학에 관심이 생긴 것인지 그렇다면 철학책이나 고전을 읽어 보고 싶은데 어떤 것부터 시작하면 좋겠냐는 질문이 있었는데... 댓글들이 참혹했다.
너무 늦었다는 글, 단순히 재밌어 보여서 시작했다면 지속적으로 읽을 수 없을 거라는 글 등 자신이 안읽으니 이제 읽으려는 사람도 주저앉히려는 듯 보이는 댓글들.
그 중 한 댓글이 자신은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 번쩍하는 경험을 해서 그 후로 도서관에서 고등학생 추천으로 리스트된 책들을 섭렵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김영민 교수의 말처럼 ‘반드시 지식을 통해 머리에 전구가 들어오는 경험’을 해야 한다.
관심을 바탕으로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면,
별처럼 머릿속의 떠다니던 내용들이 연결되어 마침내 나의 언어로 정리되는 순간이 오고,
그것이 말이 통하는 지인과의 대화를 통해 확장되고,
그렇게 나의 사유의 결과를 내가 내뱉은 말로 들음으로써 이제 그 지식은 온전히 나의 것이 된다고 믿는다.
그런 즐거움과 낙으로 데이빗 소로우는 그 깊은 산중에 대화가 통하는 친구의 집을 찾기 위해 한밤중에 산고개를 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하지 않는가. 부모 자식간이라도 인간적인 대화가 통하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고로 그런 매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온라인 상에서도 그런 사람으로 각인되고 싶고 그렇게 매력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며 살고 싶다. 그러려면 나부터 선매력 장착이 필수일터. ㅎㅎ
온통 확성기 들고 지르라는 내용들에 휩싸여 길을 잃었다가 간만에 차분한 정공법을 말해주는 작가의 글이 반가웠다. 하지만 앞부분의 내용에 너무 감화된 탓일까. 뒷부분의 실전 가이드가 내게는 좀 와닿는 내용이 없었다. 작가가 모든 사람의 상황을 다 고려해 글을 쓸 수는 없으니 당연할 수 있겠다 생각하면서도 아쉽다.
전문성이 있는 정답을 줄 수 있는 글을 쓸 형편은 못된다. 하지만 솔직한 나의 관점을 세상에 남긴다는 마음으로 글을 쌓아간다면 언젠가는 공명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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