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책읽기

그냥 믿지 말고, 질문하고, 생각하자 <<그냥 하지 말라 - 송길영>>

소라언냐 2024. 2. 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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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하지 말라

 

 

 

작가 송길영님을 소개합니다

책 표지의 작가 소개를 인용해 소개를 하자면, Mind miner (마음을 캐는 사람).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적 기록이 담겨있는 소셜 빅데이터에서 인간의 마음을 읽고 해석하는 일을 20년 가까이 해오고 있다. 나아가 여기에서 얻은 다양한 이해를 여러 영역에 전달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현재 (주)바이브컴퍼니(구 다음소프트) 부사장이다. 바이브컴퍼니는 소비자의 온라인 의견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로 전환하는데 특화된 기업으로 텍스트 마이닝, 대규모 정보탐색과 자연어 처리 등 수십억 개의 소셜미디어 글들이 담고 있는 소비자의 의견을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자동으로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겸임교수 및 한국BI데이터마이닝학회 부회장이다. 또한 오피니언 마이닝 워킹그룹(Opinion Mining Working Group)을 개설하여 기업에서 데이터 마이닝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이끌고 있다.

 

활자를 끊임없이 읽는 잡식성 독자이며, 이종의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 지은 책으로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상상하지 말라>>가 있다.

 

 

책 표지의 작가 소개를 읽으면서 양가감정이 드네요

빅데이터 전문가. 개인으로서는 예측도 불가하고 속도도 따라가기 어려운, 그러나 곧 닥칠 미래에 대한 통찰을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겠구나 싶은 기대가 생긴다. 

 

한편으로는 나도 모르는 새 온라인상의 나의 개인 정보들도 빅데이터라 퉁쳐서 가공해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로 전환해 판매하는 산업 분야의 선두주자란 프레임. 지금 쓰고 있는 나의 이 글도 빅데이터 가공에 사용되겠지 싶은, 뭔가...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기분이다.



Chapter 1. 기시감 - 당겨진 미래.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작가는 첫번째 챕터에서 먼저 초창기 빅데이터를 다루면서 느꼈던 기시감을 이야기한다. 재택/원격근무, 동물이 가족의 반열에 오르는 현상, 온라인 수업, 차박 등 이전에도 분명 존재했던 것들이 점점 더 뚜렷해지는 것을 보고 자신이 그 당시 빅데이터로 봤던 것이 당겨진 미래였음을, 기시감을 느꼈다고 한다.

 

기억해야 할 변화의 상수 3가지:

1. 분화하는 사회: 당신은 혼자 삽니다. 우리는 혼자 살고 좀 더 작아진 집단을 가고 있습니다. (작가는 각자도생이라는 단어를 썼다)

2. 장수하는 인간: 당신은 오래 삽니다.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오래 살고 젊게 삽니다.

3. 비대면의 확산: 당신 없이도 사람들은 잘 삽니다. 이는 기술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대면을 꺼리기 때문에 강화됩니다.

 

 

Chapter 2. 변화 - 가치관의 액상화

두번째 챕터에서는 우리의 가치관이 액상화되었다고 말한다. COVID-19을 겪으며 가치관이 흔들리면서 우리에게 당연하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되었다고. 이제 우리는 회사에 꼭 출근해서 일해야 하는지, 반드시 학교에 등교해야만 수업을 받을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진다. 지인의 고등학생 자녀가 자퇴를 했다는 소식도 이제 별반 놀랍지 않고, 외출 자제 기간동안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어 외려 더욱 효과적으로 고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마케팅 담당자의 후일담도 별스럽지 않다.

 

이처럼 가치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때 합의를 통해 출발점을 잘 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짚는다. 예로 1997년 외환위기의 노동 유연성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정규직/비정규직을 나눈 후 지금은 우선 정규직이 되고 보자는 풍조가 생길 정도로 처우가 달라진 현상이랄지,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의 양적유동화로 부동산 버블이 발생한 현재. 현 상황이 어려운 만큼 당시 합의의 기준을 공존으로 두었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사회 양극화가 일어났을까 하는 큰 아쉬움이 남는다.



Chapter 3. 적응 - 생각의 현행화

세번째 챕터에서는 떠밀린 적응일지언정 개인의 생각을 현행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현행화'란 적응의 다른 표현인데, 현재 변화의 속도가 너무나도 빠르기 때문에 변화하는 현재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혁신이 되었다고.

 

어느 학자의 의견에 따르면, 지금 한국의 40-50대는 생애 동안 전쟁도 전염병도 없었던 평화의 시기를 살아온 세대라고 한다. COVID-19이 생애 처음으로 겪어보는 전염병이었던 셈. 

 

이 전지구적인 전염병을 겪으면서 한국인으로서 얻은 것이 있다면, 이제껏 항상 선진국이 이룬 것을 재빠르게 모방하던 fast follower에서 드라이브 스루 검진, 마스크 착용 효과 등 혁신을 통한 작은 성공들을 경험함으로써 first mover가 되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미디어를 통해 매일 업데이트되던 COVID-19 현황과 m-RNA의 항바이러스 기전 등의 교육을 통해, 과학적으로 충분히 설득되는 정보가 우위를 얻고 기반이 되어, 그 위에 스스로 교양을 쌓는 이성적이 사고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고. 이는 data literacy가 높아졌다고도 이해할 수 있겠다.

 

또한 일의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나면서 예전처럼 결과로 퉁칠 수 없고, 단계마다 절차적 정당성이 중요해지므로 무임승차자가 사라진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이러한 투명성이 지나칠 경우 감시사회가 될 수 있다는 위험요소가 있다.

 

 

Chapter 4. 성장 - 삶의 주도권을 꿈꾸다

과거에는 이력서에 적힌 학력이나 경력을 기재해 나를 알렸다면, 이제는 지원자들이 SNS 계정을 이력서에 적는다. 이력서에 내가 성실하다고 아무리 주장해도 면접관이 진실인지 알 수 없지만 인스타에 3년간 뛴 나이키런 인증샷을 보여주면 저절로 믿게 되는, 신뢰를 획득하는 새로운 방법이 생긴 것.

 

이는 일상 채록이 그만치 중요해졌다는 의미로 자기 표현 주의(self expressionism)라 칭할 수 있겠다. 즉, 나의 모든 행동에 이유가 있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따라서 가능성이 아니라 능력을 팔려면 그에 합당한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이런 의미에서 내가 하는 모든 일상이 상대에게 주는 메시지가 된다는 결론이다.

 

I, sum of records.

 

 

구매시 제품보다는 의미(메시지)를 소비하고,
영화나 책 등 소비하는 컨텐츠도 메시지,
교류하는 사람들인 인적 네트워크도 메시지이며,
이 모든 것이 라이프 스타일로 수렴되므로 나의 라이프 스타일도 메시지가 된다.

고로, 나의 모든 것이 메시지이다.



 

앞으로 10년간 우리가 취해야 할 전략

작가는 긴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우리가 지금부터 취해야 할 10년간의 전략으로 ‘이성적 사고, 업의 진정성, 성숙한 공존’을 내세운다.

 

진정성은 앞서 언급했던 투명성과 동전의 양면 같은 것으로 개인도, 기업도 이제 선한 척은 통하지 않고 진심 선해야만 일탈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한다. 

 

투명성이 절차적 완벽함을 묻는다면 진정성은 의지의 범주. 내가 그것을 원하고 있는가를 묻는 것. 이는 다시 내가 ‘직접’해야 한다는, 일에 임하는 전문성/주체성과 연결이 된다고.



알리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

이제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사람인지는 알리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이라 한다. 이미 하고 있던 사람이 발견되는 메카니즘이라는 것. 특정 분야가 뜬 다음 시작하는 사람은 깊이 있기가 쉽지 않으므로. 

 

그러기 위해선 직접, 먼저하고 오래할 것. 그리고 기록으로 남길 것. 누군가 하지 않는 것을 하는 반골기질이 나의 존재의 의미라고 역설한다.



요즘 바쁘시죠? 라는 인사 

실비아 벨레짜 교수는 베블런의 ‘유한 계급’을 재정의했다. 베블런이 정의한 유한계급이 사치와 여유로 표현되는 일하지 않는 사람이었다면, 포스트 베블런의 유한계급은 자동화 무인화 되었기에 바쁘게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은 창의적인 일을 하는 장인, 아티스트 등으로 바쁘게 일하는 삶이 나의 훌륭함을 드러낸다는 것.  



다 읽고 나니 자꾸만 딴지 걸고 싶은 마음

일전에 읽었던 <<Chat GPT 제너레이션>>에서 이제 언어 기반의 AI는 튜링테스트도 마쳤다는, 즉 대화하는 상대가 기계인지 인간인지 구분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했다. 작가는 이제는 인류의 뇌를 다 합친 것보다 더 큰 브레인 파워의 출현이 눈 앞에 있는, 특이점(singularity)이 언제 오느냐가 시간 문제인 지금, 우리 생각의 지반을 흔들 일들이 진행되고 있고, 이를 빅데이터로 읽을 수 있다고 했다.

 

점점 더 일의 단계들이 투명해진다는 것. 작가는 ‘자칫’ 내가 지켰으니 너도 지키는지 보겠다는 서로 감시사회가 될 수 있다고 했는데, 모르겠다. 나는 솔직히 그게 ‘자칫'이라고 읽히지 않는다. 

 

마치 투명함에 따라올 반작용과 같이 우리 사회는 감시사회가 될 공산이 매우 커보이지 않은가? 서로 감시가 일상화된 사회. 이제 애시당초 뭔가를 숨긴다는 것은 불가능한 사회가 되므로 결과도 선해야 하고, 결과에 이르는 각 단계의 과정도 선해야 한다고. 선한 척만 해서는 일탈을 피할 수 없으니 아예 본심이 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선한 척 감정 노동만으로 안되고 걍 선해야만 한다고. 글만 읽어도 벌써 숨이 막힌다.

 

이런 변화를 많은 사람들이 수용할까? 

작가는 기존이 법칙이 항구적이라 믿기에 관성으로 사는 사람들, 세상은 변화하는데 나는 현행화를 못한 사람들, 그리고 지금 현재의 시스템이 최대한 유지되기를 원하므로 투명성이 탑재된 상태에서 자아가 형성된 새로운 세대들과 갈등을 빚는 이유가 된다고 짚었다.

 

마치 이를 수용하지 않는, 아니 못하는 이들을 부정적으로만 기술하는 것 같아 아쉽다.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들은 다 이유가 있는거야.

단계별로 증거가 남기 시작하면, 과정의 충실함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 투명성을 기반으로 성실함의 가치가 재정의 될 것입니다. 무임승차자가 사라지고 일의 단계가 줄어들겠죠. 그러면 무임승차자들은 어디로 갈까요?

 

나이가 들수록 인간은 변화를 싫어한다고 했다. 하지만 ‘변화도 정도껏 해야지’ 하는 마음이 울컥 솟는다. 지금 현실의 업무 투명성의 정도에서는 응당 있어야 할 중간 관리자들을 미래의 투명성이 담보된 업무의 수준에서 비춰보고 '곧 없어질 무임승차자들’라고 칭한다. 나는 이런 시각이 외려 신구세대의 갈등을 부추킨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쓴 작가의 업의 분야는 애초에 자본 쪽으로 기울어져있지 않을까. 물론 빅데이터의 결과를 개인인 우리도 이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데이터 마이닝을 하고 가공하는 데에 필요한 자본은 기업으로부터 나올테고, 책표지에 작가는 자신의 일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형태의 정보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 뭔가 억울하다. 개인으로서의 우리들은 소비자의 피드백이라는 형태로 우리의 정보를 다 노출하고 제공하는 댓가로 그 낙수 효과를 기대하는 수준이겠다. 

 

책에서 크게 강조했던 투명성과 동전의 양면 같은 업의 진정성. ‘직접, 먼저하고 오래할 것. 그리고 기록으로 남길 것’. 누구보다 빨리 온라인이라는 가상의 공간에 기록을 남기면서 발견될 기회를 기다릴 것. 발견되면 좋고, 사장되면... 뭐 할 수 없고 아닌가. 이제는 부지런히 데이터를 생산하고 소비하라. 철저한 개인의 소외.

 

그러니 우리의 이슈는 대체가능하지 않은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내 것’이 되겠지요. 과연 무엇을 ‘내 것'이라 할 수 있는지 데이터를 보니 두가지가 나왔습니다. … 플랫폼을 만들거나 장인이 되는 것. 즉, 플랫폼 프로바이더가 되거나 컨텐츠 크리에이터가 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1등이 되어야 하고요. 가운데는 없어요. 결국 이 이야기의 슬픈 결말은, 우리가 완전체가 되는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 저 작가의 목소리는 누구의 목소리인지 의심해야 한다. 왜 이쪽 아니면 저쪽 밖에는 답이 없고, 그것도 1등만 남을 수 있다는 건지. 지금까지의 변화의 속도도 따라갈 수 없어 소진된 이들이 다수인데, 이제 신 유한계급을 꿈꾸며 더 가열차게 달리라는, 개인의 소외는 철저히 외면한 글은 누구의 목소리로 쓰여진 것인지.  

 

아예 작정하고 거만한 문체로 쓰여진 글이라면 애저녁에 치웠을테지만 20년 이상 현업에 몸을 담았던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내공이 있는 내용들도 많았기에 그냥 치우기도 매우 찜찜한 책이었다. 10년 전에 마이닝을 했던 정보들을 통해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는 기시감을 느꼈다는 작가의 예언서 같은 책 아닌가. 세가지 변화의 상수 중 첫번째인 분화를 '각자도생'이라 표현했다는 것이... 서늘하다.  

 

 

 

유연한 삶의 자세 <<최소한의 밥벌이 - 곤도 고타로>>

최소한의 밥벌이 책 표지가 어쩐지 익숙하다 했더니 의 작가 하완이 그린 그림이란다. 돗자리에 누워서 책을 읽으며 발로 벼를 심는, 알로하 셔츠를 입은 아저씨. ‘이렇게도 먹고 살 수 있습니

thebrownbottle.tistory.com

 

이 책을 읽기 전에 읽었던 책이 <<최소한의 밥벌이>>여서 더욱 반발심이 생기는 것일 수도 있겠다. 1970년대부터 신자유주의가 눈감고 휘두른 결과, 우리는 이제 이렇게 대놓고 말하는 책을 만나게 됐다. 수영할 수 있는 사람은 헤엄쳐 나갈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가라앉을 수 밖에... 완전체가 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전형적인 '굶주림의 공포를 이용하는 권력'이 읽힌다.

 

다시 한 번, 이 모든 가치가 흔들리는 지금, 합의의 기준을 '공존'에 두어야 할 때이다.

 

작가의 말대로 그냥 하지 말라.

그냥 믿지 말고,
질문하고, 생각하라!



 

그럼에도 남기고 싶은 문장들

온갖 국룰이 생겨난 이유는 타인으로부터 내 평판과 효율을 극대화하고 싶어서입니다. 평범하게 살고 싶으니까. 그러나 이 기준은 너무 높습니다. … 무엇보다 평균, 중간을 추구한다는 국룰 자체에 문제가 있습니다. 서글프게도 중간의 인간은 대체됩니다. AI는 중간을 학습해요. 그런데 우리 인간이 지금 중간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소외되거나 대체되는 것을 두려워하면서 왜 중간값을 추구합니까?
내가 가진 자원과 능력이 한정돼 있지만, 나만의 스타일을 양보하거나 뒤로 미루지 않겠다는 의지입니다. 행복을 미래로 미루지 않는 것은 미래에 대한 기대값이 줄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고도성장기에는 이율도 높아서 돈이 있으면 재빨리 빌려주는 게 남는 장사였습니다. 100원이 120원이 되고, 그게 또 자본금이 되면 복리효과로 계속 불어나니 지금의 행복을 구가하는 것보다 일단 참고 미래에 투자하는게 옳았겠죠. 반면 이율이 정체돼있다면 지금 100원이 나중에도 100원 그래도입니다. 그럴 때는 지금의 행복을 가지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원하는 대답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당장 미국 주식을 살지 말지 누가 찍어주면 좋겠다는 사람에게 몇 년 동안 책을 읽으라 하면 좋아할까요? 그러니 급한대로 ‘1000권 읽고 깨달은 것들' 같은 다이제스트 책을 읽습니다. 그러나 성취란 다이제스트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1000권을 읽는 와중에 그 노력을 통해 각성하는 거지, 1000권에 담긴 정보가 저절로 각성을 주지는 않습니다. 성취란 목표가 아니라 과정에서 얻어지는 훈장임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대행에 맡기지 않고 직접 해야 합니다.  … 내 일이 전문화됐다 해도 전체와의 상호연관성이 희미해지면 그 결과물이 어떨지 파악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엔가 또 소외됩니다. 분업화되는 일은 언젠가 프로세스화되고, 그러면 자동화되기 때문입니다. … 그러므로 자기 역할을 통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전체 시야를 가지고 내가 하는 일을 하나의 업으로 승화시킬 만큼 수련과 관점을 높이는 작업이 요구됩니다.  
고민의 총량을 판다는 것은 나의 전문성 및 숙고의 결과를 파는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의 전문가는 학력이나 이력, 경력을 내세우는 전문가가 아니며, 단순히 덕후도 아닙니다. 근본이 있고 애호와 전문성을 갖추며, 그런 자신을 브랜딩할 수 있는 개인들이 살아남을 겁니다. 깊게 하는 사람이 살아남습니다. 깊이 들어가면 오래하고 되고, 자연스레 역사가 생깁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분을 믿고 지지해줄 팬덤이 생기죠. 그게 곧 브랜딩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