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값이 금값이야
마트나 시장에서 장을 보시는 분들의 장고가 느껴집니다.
채소나 과일 같은 신선 식품 진열대 앞에서 유독 말이죠.
폭등한 물가의 기대치 않았던 장점(?)이라면
니나 내나 같은 마음이라 생각하셨는지
낯선 이에게 서로 아이스 브레이킹이 아주 자연스러워요.
"사과 값이 이게 뭐래. 살 게 없네."
네... 정말 살 게 없네요.
애호박 하나 3,400원
사과 중간 사이즈 5개 17,000원
청양고추 한 봉지 4,900원을 한참 들여다 봤어요.
이 가격이 맞나 싶어서요 ㅜ
사던대로 만만한 양배추 큰 거 한 통 3,800원
사과 한 봉을 사왔어요.
흙당근은 집에 있고요.
이러면 한 주 점심은 완전 해결.
저희는 하루 두끼 식사를 하는데
아침엔 애플 사이다 비네거 한 티스푼을 탄 따듯한 물로
점심엔 양배추 + 사과 + 당근을 기본으로 한 샐러드로
저녁엔 술도 한 잔 곁들여 메뉴를 제한하지 않고 힘줘서! 먹고요.
주말에는 거의 외식을 합니다.
그래서 일요일 저녁이 되면 좀 집밥 생각이 나요 ㅎㅎㅎ
양배추 + 사과 + 당근 샐러드
지난 가을부터 주중 점심은 양배추 + 사과 + 당근 샐러드로 먹고 있는데
신기한 건 질리지 않는다는 점이예요.
부대끼는 음식을 먹은 다음에는 남편이나 저나 저절로 생각나는게 저 간단한 샐러드거든요.
자꾸 해먹다 보니 샐러드 토핑이 다양해집니다.
소스는 항상 똑같아요.
애플 사이다 비네거 + 발사믹 비네거 + 올리브 오일 넉넉히 + 소금 + 후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맛이 달라지는 저만의 팁이라면,
소스 재료들을 하나씩 따로 넣는 것이 아니라
수저로 매우 빠르게 섞어 '유화'시켜 넣으면
샐러드의 감칠맛이 훨씬 좋아져요.
물과 기름에 유화제를 넣어 입에 착착 붙는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원리와 같죠.
토핑을 내 맘대로
토핑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샐러드예요.
자극적이지 않고 든든하고요.
무엇보다 점심 메뉴 고민이 없이
시간되면 재료 채썰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ㅎㅎㅎ
이제 소스만 몇개 더 익숙해지면
양배추 + 사과 + 당근으로 만들수 있는 접시는 도데체 몇개일까요?
자급자족 지속가능
슈퍼마켓에서 먹이 활동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우리들.
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들이 어디에서 오는지 신경쓰지 않고
그저 돈만 주고 사먹으면 된다고...
안이하게 생활하다가 물가가 체감되도록 오르니 정신이 번쩍.
자.급.자.족. 지.속.가.능
새삼스레 제 꿈이 가리키는 방향이 맞다는 확신이 들어 감사하기도 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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