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테토스적 살림살이 8

살림이 적어도 이사는 이사

시드니에서 여수로, 여수에서 다시 곡성으로. 아파트 생활은 편리했지만 편한 옷에 슬리퍼 바람으로 무시로 나가 있을 수 있는 사적인 외부 공간이 없다는 것.마당이나 발코니 공간이 없다는 게 그렇게 아쉬울 줄은 몰랐다.  지난 2주간 이사 전 준비와 이사 후 정리로 몹시 분주했다. 상대적으로 온화한 날씨 + 남쪽 지방 중에서도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한 호남지방을 콕! 집어여수에 지내면서 순천, 구례, 곡성 중에 집 지을 땅을 알아보고 다니던 중 맞춤한 전세집을 발견해 예정에도 없던 이사를 한 것.  살림이 적은 덕분에 1.5톤 트럭으로 여수에서 곡성으로 휭~하고 옮겨 이사를 마쳤지만 이사는 이사다. 짐을 싸고 푸르며 다시 한 번 다짐한다.살림은 늘리지 말자.  곡성하면 영화 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미니멀리스트의 식기 건조대

요즘 가전 3대 이모님 식기 세척기, 로봇청소기, 빨래 건조기. '우리 집 이모님'으로도 불리는 이 새로운 가전기기들에 대한 소문은 한 번 써보면 다시는 그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체험수기, 간증들을 통해 수시로 접하고 있어요. 제가 한 15여년 전에 사용해봤습니다 호주에서는 어지간한 아파트 렌트를 얻으면 오븐, 식세기와 빨래건조기는 빌트인으로 장착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full-time 출퇴근을 했던 당시에는 집안일에 들이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당시 한국에서 유행했던, 물걸레 달고 돌아다니면 청소해주는 마미로봇(아~ 추억은 아롱아롱)을 주문해 사용했어요. 물론 지금 나오는 가전제품들과 기술력의 차이가 많이 나겠지만 저는 세가지 가전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어요. 제 후기는 지금으로부..

전자렌지 없이 밥 촉촉하게 데우기

미니멀한 주방을 꿈꿉니다 현재 우리 주방에 있는 가열 가능 주방 제품은 인덕션, 작은 오븐, 휴대용 가스렌지 뿐이예요. 저는 전자렌지 보다는 작아도 오븐을 많이 쓸 것 같아 전자렌지도 같이 살까 하다 그냥 말았어요. 전자렌지는 어차피 밥을 데우는 데만 썼거든요. 밥 데우는 것만 아님 전자렌지도 필요 없는데... 전자렌지 없이 밥 데우는 법을 검색했더니 역시! 먼저 해본 선배님이 있었어요. 것도 제가 가진 압력솥으로다가 데우기 신공이라니요. 하하 고맙기 짝이 없잖아효 : ) 이 자릴 빌어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이런 지혜는 나눌수록 모두의 삶이 풍요로워집니다. 압력솥으로 밥 데우기 선배님의 가르침은 다음과 같습니다. 바닥에 물을 정말 찌끔만 넣고 찜기에 얼린 밥을 올리고 압력솥 추가 츄츄~ 돌기 시작하면..

우리 집 컵은 너로 정해써

우리 집 all rounder를 소개합니다 : ) 댁에 가지고 있는 컵은 몇개인가요? 커피잔, 와인잔, 맥주잔, 소주잔, 쥬스컵, 머그잔, ... 이 유리 용기들은 어떻게 포개서 수납도 불가능해 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이사라도 할 때는 깨질까봐 이사 전날 따로 옮겨다 둬야 안심이었죠 : ( 우리는 언제부터 컵의 용도를 구분해 썼을까요? 조금 다른 얘기지만, 화장품을 만들어 쓰다 보니 우리의 소비 습관을 다시 들여다 보게 되는 일이 많아요. 똑같은 세정 성분으로 만듦에도 불구하고 굳이 아이 메이컵 리무버, 폼 클렌져, 바디 클렌져, 샴푸, 손 세정제, 여성 청결제, ... 등등으로 세분해 사용하고 있잖아요? 남성, 여성, 유아용 등으로 또 나누고요. 샴푸나 비누 하나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으면 안될까요? ..

작은 세탁기를 예찬하다

작은 세탁기를 예찬하다 세탁기를 살 때 고려할 점을 물으면귀국 전 살림들을 모두 처분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가전제품들을 구입하러 전자제품 매장에 갔어요. 냉장고부터 세탁기까지 보통 혼수 준비하는 커플처럼 모든 살림이 다 필요했거든요. 매장 직원분은 발에 스프링을 다신 듯한 가벼운 발걸음으로 저희를 비스포크 등 최신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곳으로 안내해주셨지만... 저희는 작고 간단한, 예전 제품들을 보고 싶다고 했더니 매우 실망하신 표정을 감추지 않으시며 -.- 매장엔 없다며 온라인으로 구입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다들 큰 용량 세탁기를 권하시는데매장에는 최신형 대형 세탁기들이 주로 진열되어 있었고, 대형 세탁기 하단에 작은 양의 빨래를 수시로 세탁할 수 있는 소형 세탁기가 하단에 따로 달린 제품도 있고..

없으면 뭐 없는 대로

스테인리스 집게를 도어스톱으로 :D 24절기는 과학이네요 처서와 백로를 지난 요즘 바람이 제법 시원 선선합니다. 남도 끝자락의 여수 기후는 온화하지만 여름철의 습도가 높아 여름 내내 에어컨 냉방이나 제습 기능을 끄지 못하고 지냈는데, 요즘은 한낮 시간만 빼고는 베란다며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지내는 맛이 그만이예요. 특히나 지난 주말은 유난히 바람이 시원하고 습도도 낮아 쾌적하기 짝이 없는 그런 날씨였거든요. 얼른 문이란 문은 다 열어두고 환기 겸 초가을 바람을 즐기고 있는데 방문들이 꽝꽝 시끄럽게 닫혀 신경 쓰이더라고요. '울 집에 도어스톱이 없지...' 싶어서 우선 읽던 책들로 고정을 시켜두고 하나 사야 하나 싶어 쿠*에서 찾아봤죠. 저렴이 플라스틱 제품들은 손도 대고 싶지 않고 원목으로 된 제품은 2..

3천원 청소기

멀리 호주에서 직관을 따라 이 곳, 여수로 이사했어요. (원래 순천이었던건 안비밀요 ㅎㅎ) 미니멀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우리 부부는 이 소중한 장거리 국제 이사 찬쓰를 살려 살림을 더욱 줄여보자고 의견을 모았죠. 여수에 집을 구하고 살림들을 사다 나르기 시작합니다. 호주에서 쓰던 살림들은 거의 다 나누거나 팔고 온 덕분에 죄~ 다시 사다 날랐죠. 어디가 미니멀? 허허 공산품 쇼핑에 선택지가 간결했던 호주와 비교해 너무나 많은 옵션이 주어진 한국 온라인 쇼핑에 없던 결정장애가 생길 뻔 했어요. 한가지 한가지 살림들을 고를 때마다 같이 지내도 거슬리지 않을 소재로 만들어진 건지 오래 오래 쓸 수 있게 튼튼한지 수명을 다해 버릴 때 민폐 끼칠 소재는 아닌지 정말 꼭 필요한 건지... 정말 꼭 필요한 건지...

나의 에픽테토스적 살림살이

에픽테토스 님을 소개합니다 고대 그리스의 스토아학파의 대표적인 철학자, 에픽테토스(Epictetus, 55-135년경). 소아시아 노예 출신이었지만 어떤 경로로 자유민이 되었고, 이후 로마에서 철학을 가르치다 그리스에 철학 학교를 세웠다. 로마의 황제 하드리아누스가 그와 친하게 교류했다고 하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역시 에서 그의 지혜를 인용하고는 했다. 정작 에픽테토스는 아무 저서도 남기지 않았지만, 그에게서 철학을 공부한 젊은 제자 아리아노스가 에픽테토스의 강의 내용을 필기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가 있다. 늘 곁에 함께 두고 쓸 물건이라면 미니멀하고 주도적으로 나의 생활을 바꾸려 노력하다 보니 이런저런 루트들을 통해 물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관심 있게 읽곤 했어요. 온라인 카페에서 얻게 되는 평..